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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관람후기

열린마당 관람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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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적벽 공연 감사했습니다.
내용 서울서 갔던 관객이라 후기를 남겨도 될지 모르겠지만, 공연 준비해주신 분들께 감사해서 후기 남깁니다. 공연 보고 나면 막차가 끊기는 시간이라 몇몇 사람 모아 돌아오는 버스 대절하기도 하고, 찾아가는 길들 서로서로 공유해가면서 찾아갔었는데 보고 아무런 후회도 없이 즐겁게 보고 왔습니다. 기획자님께서 로비 돌아다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눠주셨는데 저희 일행만 해도 서울, 대전, 부산, 대구... 온갖 지방에서 온 일행들이라 놀라셨던 게 기억에 남네요.

판소리라는 게 늘 그렇듯, 전통적인 것이고 뭔가 도제식으로 전수될 것 같고. 이따금 종종 지나가며 TV에서 판소리나 민요를 듣기는 하지만 그런 전공학과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었는데 적벽을 통해서 판소리로 진입하는 장벽이 많이 낮아져 이제는 판소리 공연을 찾아 다니게 된 관객입니다. 그만큼 올해 마지막 적벽이라니 꼭 보고 싶어서 찾아갔었어요.

빠르게 몰아치다가 잠깐 쉬고, 다시 몰아치다가 쉬는 방식의 완급이 그동안 생각했던 판소리의 느린 이미지와는 많이 달라 처음 볼 때부터 부담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주변 친구들이나 친척들, 선후배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표를 사주며 보여줬었는데 다들 처음 볼 때부터 즐거워할 거라고 확신하며 표를 건네줄 수 있었던 것이 많이 기뻤어요. 낮은 진입장벽으로 시작해서, 본격적으로 하나하나 뜯어보기 시작하면 판소리의 매력을 갈수록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안무는 물론이고, 판소리 특유의 서술 방식 덕분에 현장감이 훨씬 잘 느껴진다는 점에서 좋았네요. 인물들 하나하나의 군상극이다보니 누구 하나에게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얽혀나가 인물 하나하나 비중을 거의 비등하게 둘 수 있는 점도 반가웠습니다. 보면서 비록 여기는 나오지 않았던 다른 대목들이 궁금해지기도 했지만, 100분이라는 한계상 어쩔 수 없겠죠.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캐스팅으로 어떤 캐릭터건 간에 연기나 소리, 안무 등에서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몰입하기 더 쉽지 않았나 싶습니다. 공명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그것은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공명이기 때문이고, 장비가 고성대질하며 버썩 불을 지르려 들어도 그것은 남성성이 아니라 장비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성별이라는 가림막을 치우고 보니 배역들 하나하나에 더 집중할 수 있었어요. 다음에는 한 번쯤 유관장에서 한 명이라도 여성으로 나온다면, 책사에서 또 남성이 나온다면. 어떤 맛이 될까. 어떤 느낌을 받을까. 그런 기대도 조금은 있습니다.

매 순간 악사님들, 배우님들 모두 무대 위에서 한 번 한 번에 모든 기운을 쏟아낼 것처럼 최선을 다 하시는 게 느껴져 에너지가 넘치는 공연이었습니다. 덕분에 아낌없이 몰두할 수 있었어요. 아쉬운 점은 하나도 없습니다. 무대 위의 배우들이, 악사들이, 또 그 뒤의 스태프들이 분명 최선을 다 했을 것이라고 안정감 있게 믿을 수 있는 공연만큼 아쉬움 없는 공연도 없을 듯 합니다. 행복하게 관람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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